“커리어를 바꾸고 싶다”는 멘티가 처음 오면 Life Code Company는 이력서를 보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직업을 바꾸고 싶은가, 방향을 바꾸고 싶은가”입니다. 두 질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답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진짜 흔들리는 것은 보통 직업이 아니라 방향이거든요.
직업과 방향은 다르다
직업은 ‘무엇을 하는가’입니다. 방향은 ‘무엇을 향해 가는가, 어떤 결의 삶을 만들고 싶은가’입니다. 같은 마케터라도 어떤 사람은 ‘브랜드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을 더 다정하게 만들고 싶다’는 방향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은 ‘숫자로 세상의 비효율을 줄이고 싶다’는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방향이 명확한 사람은 직업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방향 없이 직업만 바꾸는 사람은 1~2년 안에 다시 같은 막막함에 도달합니다. Life Code Company가 12주 멘토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단계가 바로 ‘방향 정의’입니다.
방향을 찾는 3개의 좌표
Life Code Company는 방향을 세 가지 좌표로 정리합니다. 세 좌표가 모두 일치할 필요는 없지만, 한 좌표라도 명확하면 다른 좌표가 조금씩 따라옵니다.
① 누구의 삶에 기여하고 싶은가
‘일반인’이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가족 중 누군가, 과거의 자신, 친구 한 명. 그 사람의 삶이 어떤 결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는지가 첫 좌표입니다.
② 어떤 결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혼자 vs 함께, 실내 vs 야외, 만드는 일 vs 연결하는 일, 빠른 속도 vs 느린 호흡. 이상적인 하루의 결을 적어보면, 맞지 않는 직업이 자연스럽게 후보에서 빠집니다.
③ 어떤 한 문장을 남기고 싶은가
10년 뒤 당신을 한 줄로 설명할 문장. 직업 이름이 아니라 행위 동사로 적어 보세요. ‘브랜드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 ‘작은 가게가 사라지지 않게 도운 사람’ 같은 식입니다.
방향은 직업이 아니라 동사로 표현됩니다. ‘되다’보다 ‘하다’가, 명사보다 동사가, 더 오래 가는 좌표를 만듭니다.
로드맵은 방향이 정해진 다음에 그린다
방향이 정해지면 Life Code Company는 멘티와 함께 6개월 · 1년 · 3년 로드맵을 만듭니다. 5년이나 10년은 보통 너무 멉니다. 6개월과 1년은 손에 잡히고, 3년은 인생의 결이 바뀌기에 충분한 시간이거든요.
로드맵은 ‘목표 리스트’가 아니라 ‘실험 리스트’로 작성합니다. 6개월 안에 만나볼 사람 5명, 해볼 작은 프로젝트 2개, 가볼 도시 1곳, 새로 배울 도구 1개. 이 정도 해상도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분기 회고에서 조정합니다.
커리어 전환의 80%는 ‘방향 정의 부족’
Life Code Company가 5년간 만난 200명 이상의 커리어 전환 멘티를 통계 내본 결과, 전환 후 만족도가 높은 멘티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습니다.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방향’을 한 페이지로 정리해 둔 사람이었어요. 직무 분석, 연봉 비교, 시장 트렌드 분석은 모두 그 다음에 붙는 도구입니다.
오늘 저녁, 위의 세 좌표에 한 줄씩 답을 적어 보세요. 방향이 보이면 직업은 결국 따라옵니다. 커리어는 사다리가 아니라, 당신이 그리는 지도입니다.
